8월 첫 주말, 나는 인천의 아파트공사현장 갱폼 위에서 일하고 있었다. 잠시 쉬는 시간에 페이스북을 열어보니 전북 부안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뭔가 심각한 사고가 일어난 듯 엄청난 양의 포스팅이 올라와 있었다. 인터넷에는 간척지에 배수 시설이나 화장실, 샤워실 등 대규모 야영지로서의 기반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과 폭염 속에서 더위를 피할 그늘막이나 얼음물 등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기사나 포스팅으로 도배돼 있었다. ‘잼버리 야영장이 오징어게임장인가’ 하는 제목의 기사도 있었다.
공사현장 갱폼 위는 직사광선을 바로 받는 곳이라 엄청 더웠다. 방진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갱폼 안에는 마치 한증막같은 상황이다. 내가 일하는 주변 세대 안에서는 베트남에서 온 청년들이 해체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알루미늄 거푸집을 떼어내는 일이라 힘들기도 했지만 매우 위험한 일이라 국내 근로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직종이다. 이들은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알루미늄폼을위층으로 들어 올리기도 한다. 이게 국내 건설 현장의 현실이다.
절차탁마라는 말이 있다. 옥돌을 자르고 줄로 쓸고 끌로 쪼고 갈아 빛나는 옥을 만드는 과정을 이른다. 몸을 써 열심히 일하는 성실함이 내재된 용어다. 하지만 현실에선 더우면 에어컨 바람이 나오고 추우면 따뜻한 바람이 부는 사무실에서 뭔가 고전을 읽으며 심오한 이치를 깨달아가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지식인이나 관리들의 용어가 돼버렸다.
GS건설의 검단지구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보자. 발주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이지만 이미 설계, 감리는 일명 엘피아라 불리는 LH출신들의 자회사에서 다 맡고...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8428?cloc=dailymotion